중국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스타벅스가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분 매각을 통해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한편, 중국 사업 재편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 AFP=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스타벅스가 중국 사업의 소수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며, 현재 이 매각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잠재적 투자자가 지분 매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999년 중국 본토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현재 중국에서 7758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는 스타벅스 글로벌 시장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 2022년 스타벅스는 중국 매장 수를 2023년까지 9000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니콜 CEO는 “투자자들이 스타벅스 브랜드의 가치를 보고, 커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현재 8000개인 스타벅스 매장이 2만 개로 성장하는 과정에 함께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스타벅스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겪고 있다. 2021년에는 중국에서 역대 최고인 37억 달러(약 5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이후 매출 성장세가 꺾이면서 지난해에는 매장 수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30억 달러(약 4조 원) 매출에 그쳤다.

FT는 “낮은 가격을 내세운 루이싱 커피, 코티커피 등 중국 토종 기업들이 급성장했으며, 중국 경제 성장 둔화로 커피 수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 스타벅스의 중국 순매출은 7억 4000만 달러(약 1조원)로, 12억 달러(약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루이싱 커피의 60% 수준에 그쳤다.

인구 대국인 중국 시장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 니콜 CEO는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 “장기적으로 중국에 전념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 사업에는 큰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면서 “그 성장을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해 열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프리미엄 가격 전략을 고수하던 스타벅스는 중국 매장에 한해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10일부터 프라푸치노, 아이스 셰이큰 티, 티라테 등 비(非)커피 메뉴 수십 종의 가격을 조정했다. 라지 사이즈 기준으로 기존보다 평균 5위안(약 940원) 가격이 낮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커피 체인이 두 번째로 큰 시장에서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스타벅스가 소셜미디어(SNS) 채널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가격 인하를 홍보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차(茶) 문화가 발달한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비 커피 음료군 강화 전략도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오전에는 커피, 오후엔 비커피’라는 새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차 음료 라인업을 확대해 점심 이후 고객 유입을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