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낸 친서를 북한이 수령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백악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서신 교환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11일(현지시각)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서신 교환에 여전히 수용적(receptive)”이라고 말했다.
대북 전문매체 NK뉴스는 앞서 뉴욕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 수령을 여러 차례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과 평양 간 소통 채널 재개를 목표로 한 이 친서를 북한 당국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백악관은 미국이 북미 정상 간 소통을 재개하기 위해 주도적인 시도를 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레빗 대변인은 “그(트럼프)는 첫 임기 때 싱가포르에서 이룬 일을 진전시키길 원한 것”이라며 과거 북미정상회담 성과를 언급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7년 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첫 정상회담이 열린 날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트럼프 1기 재임 기간이었던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3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가 ‘아름다운 편지’라 부른 서신도 여러번 교환했다.
2019년 6월 트럼프는 한국과의 비무장지대에서 잠시 북한 영토로 들어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서한 발송이 트럼프 집권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통한 톱다운(하향식) 대북 외교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북한 체제상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를 북한 당국자들이 거부하려면 김 위원장 지시가 있어야 한다.
2019년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제재 해제를 받아내려 했다. 하지만 회담은 성과없이 끝났다. 이후 김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를 여전히 반목하고 있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 의견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파병까지 감내하며 동맹에 준하는 북러 관계를 형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 대화를 강화해도 얻을 것이 그리 절실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