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중인 KF-21 최초양산 1호기 모습. /뉴스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자국이 개발 중인 5세대 전투기 칸(Kaan) 48대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할 예정이라고 11일(현지시간) 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KF-21(한국형 전투기) 개발에 참여했으나 분담금, 기술이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해당 발언이 시선을 끌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튀르키예가 인도네시아와 “튀르키예 역사상 기록적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칸 전투기가 튀르키예 국내에서 생산되고 인도네시아의 역량도 생산에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또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감사를 표하며 자국 방산업체 튀르키예항공우주산업(TUSAS)에 축하를 전했다.

튀르키예 매체 사바흐는 이번 거래가 이달 11∼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방산박람회 ‘IDEX 2025’를 계기로 성사됐으며 2028년 칸 전투기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메흐메트 데미로을루 TUSAS 최고경영자(CEO)는 칸 전투기가 2027년 대중에 공개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TF-X로 불렸던 칸 전투기는 튀르키예가 미국에서 도입한 F-16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2010년 개발에 착수한 자국산 5세대 전투기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는 4.5세대로 분류된다.

TUSAS는 작년 2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F-110 쌍발엔진을 장착한 칸 전투기가 처음으로 시험비행에 성공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튀르키예는 자체 엔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국민 다수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는 이슬람주의 성향의 에르도안 튀르키예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 협력 과정에서 한국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인도네시아의 분담금을 애초 1조6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줄이는 대신 기술이전 규모도 축소하기로 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에 공동개발 합의서를 개정하자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기술진이 KF-21 자료가 담긴 비인가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외부로 빼돌리려다가 적발돼 한국의 수사를 받게 되자 개정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최근 한국 검찰은 이들 인도네시아 기술자 5명을 무혐의 또는 기소유예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