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첫 교황 레오 14세가 취임 한 달 만에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
레오 14세 교황은 8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성령강림절 미사를 주재하면서 “사랑이 존재하는 곳에는 편견이 있을 수 없다”며 “이웃과 우리를 갈라 놓는 구역이나, 정치적 민족주의에서 드러나는 배타적 사고가 설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정 국가나 정치 지도자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재 미국 내 정치 상황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교황은 이 자리에 모인 신자 수만명에게 “무관심과 혐오의 벽과 장벽들을 허물어 달라”고 기도했다.
그는 전 세계 분쟁 상황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교황은 “우리 지구를 괴롭히고 있는 전쟁들”을 언급하며 성령께 “평화의 선물”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레오 14세는 “평화로운 마음만이 가정과 사회, 국제관계에서 평화를 퍼뜨릴 수 있다”며 “분쟁이 벌어지는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화해와 대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 취임 직후부터 평화를 핵심 가치로 내세워왔다. 첫 공식 메시지에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이라며 평화의 중요성을 교황직의 핵심으로 설정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에 진정하고 정의로운 평화가 찾아오고, 가자지구 휴전을 위한 발언도 지속적으로 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과거 프란치스코 교황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5월 성령강림절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지만 서로 단절되어 있고, 무관심에 마비되고 고독에 압도당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