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통화를 계기로 중국이 일부 희토류 품목의 대미 수출 허가를 승인했다. 양국 간 갈등의 핵심 중 하나였던 희귀 광물 문제에서 일부 완화 움직임이 나타난 셈이다.

중국 내몽골 자치구 다마오 마을 인근의 희토류 제련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희토류 금속 란타늄을 주형에 부을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 상무부는 7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규정에 따라 일정 수의 희토류 관련 품목 수출 허가 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희토류는 군사·민간 양용의 성격을 지니며, 이에 대한 수출 통제는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시 주석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 허용에 동의했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 내 3대 자동차 제조사의 희토류 공급업체에 대해 임시 수출 허가를 내줬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로봇과 신에너지차 등 첨단 산업의 수요 증가를 인식하고 있으며, 책임 있는 무역국으로서 각국의 민간 수요와 우려를 고려해 수출 허가 신청을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신청은 계속해서 승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가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상무부는 “희토류 통제는 국가 이익을 보호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등 국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4월부터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종의 희토류와 관련 합금·산화물·화합물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수출을 위해서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최근에는 거래 내역과 고객 정보를 의무 신고하는 추적 시스템도 도입해 규제를 강화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관세 인하와 일부 비관세 조치 완화를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한 바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미국이 AI 반도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중국 유학생 비자 등에 대해 차별적인 수출 통제를 하고 있다”며 반박해 왔다.

양국은 오는 9일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희귀 광물 수출 통제와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