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 원조를 대폭 축소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의약품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YONHAP PHOTO-3514> President Donald Trump attends the UFC-316 mixed martial arts event, at the Prudential Center, Saturday, June 7, 2025, in Newark, N.J., with UFC's Dana White, left. (AP Photo/Frank Franklin II)/2025-06-08 11:47:46/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지난해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해 100억원 규모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수출했지만, 올해는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라맥스는 2011년 국내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신풍제약은 2019년 USAID와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한 이후 매년 갱신을 통해 아프리카 등 지정 국가에 꾸준히 공급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USAID 조직을 축소하면서 의약품 조달 자체가 중단된 상황이다. 신풍제약 측은 “계속해서 공급 여부를 타진하고 있으나, 담당자가 해고된 이후 연락이 끊긴 상태”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SD바이오센서 역시 말라리아 신속진단키트를 USAID에 공급해 왔으나 일부 품목의 공급이 보류됐으며, 엑세스바이오와 셀트리온 등도 올해는 USAID를 통한 수출 실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엑세스바이오는 코로나19 및 말라리아 진단키트 공급에 참여해 왔고, 셀트리온은 한때 AIDS 치료제 ‘테믹시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USAID는 지난해 미국 전체 해외 원조 예산 610억달러 중 절반가량을 집행한 기관이다. 1961년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설립된 이후 세계 최대 개발협력 기구로 자리매김해왔으며, 연간 예산만 428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재집권한 뒤 지출 축소를 이유로 USAID를 국무부 산하로 통합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전체 직원 1만명 중 약 290명만 남기는 대규모 조직 축소가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USAID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대체 판로로 빌게이츠재단 같은 민간기관을 검토하고 있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