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 테슬라 차량의 인기가 식고 있다. 유럽 내 다른 주요 국가들에서도 테슬라 판매량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4일(현지 시각) 독일 연방자동차운송청(KBA)에 따르면 지난 5월 독일 내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이상 줄었다. 이로써 테슬라는 5개월 연속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테슬라 판매는 프랑스에서 전년 동월 대비 67%, 스페인에서는 29% 줄었다. 반면 전기차 전체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독일은 5월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가 전년 대비 45% 증가했고, 스페인도 72% 늘었다. 테슬라만 역행한 셈이다.
노르웨이만 예외였다. 테슬라는 이곳에서 모델Y 개량형 출시 효과로 2600대를 판매하며 전년보다 3배 이상 실적이 뛰었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는 폭스바겐의 신형 전기차 ID.7이 테슬라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이 팔리면서 테슬라 판매량은 전년 같은 달 대비 53% 급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내 판매 부진을 두고 “유럽 자동차 시장 전반이 약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주요국의 전기차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는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테슬라의 최대 경쟁사로 떠오른 중국 BYD 차량의 등록 대수가 9배 증가했다. BYD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유럽연합이 중국산 전기차에 17%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BYD는 유럽 시장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정치적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극우 정치 세력을 지지해온 점은 유럽 내 반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테슬라의 독일 공장 앞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4월 1분기 글로벌 차량 판매가 전년 대비 13% 줄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이익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