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에 선출되자, 중국 언론이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대중(對中), 대북 정책에 주목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선 이 대통령 관련 내용이 검색 1위에 올랐다. 중국 네티즌들은 양국 관계 개선과 비자 면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 언론은 당선자 윤곽이 나오던 전날 밤부터 관련 소식을 타전했다. 관영 중앙TV(CCTV) 등은 전날 오후 8시 출구조사 결과 발표부터 자정쯤 당선이 확실시되고 이날 오전 임기 시작까지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했다.
한·중 관계와 대북정책과 관련해 관영 신화통신은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은 한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자 한반도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이며,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하면서 “대북 정책은 정치적 도구가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신화통신은 또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 당선 원인을 분석한 기사에서 ▲유권자들의 정권 교체·정치 안정화 요구 ▲민심에 부합하는 국민통합·실용주의 노선 ▲민생 회복, 실용외교 등 안정적인 대내외 정책 등 세 가지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신화통신은 “이재명 대통령은 중도층 표심을 사로잡았다”며 “물론, 한국의 정치와 사회는 여전히 분열돼 있어 신임 대통령이 돌파해 나갈 길은 험난하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전날부터 한국 대통령 선거가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오전 바이두(百度)엔 ‘이재명 한국 대통령 당선’이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다. 중국 SNS 웨이보(微博)에는 ‘#대한민국 대선 투표 종료’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당선 유력’ ‘#이재명 한국 대통령 선출’ 등 해시태그와 함께 관련 기사와 이용자 게시글이 올라왔다.
중국 네티즌들은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31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 시사이슈 인플루언서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윤석열과 다르게 중국을 엉뚱하게 도발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며 “방중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어 한중 외교의 교착 상태를 타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이 대부분 구속됐거나 탄핵된 것을 들어 “한국 대통령은 위험한 직업” “한국 대통령은 자주 바뀌거나 감옥에 간다” “(이재명 대통령은) 순탄할 수 있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 “중국인에 대한 비자를 면제해달라” “드디어 한국 아이돌들이 엄지와 ‘브이’ 손가락을 들어올릴 수 있게 됐다” 등 반응도 눈에 띄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한국 외교의 근간은 한·미 동맹임을 강조하면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내비쳐 왔다. 지난달 대구 유세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일 안보 협력한다고 해서 다른 나라와 원수 질 일 없지 않느냐. 미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 관계도 잘 유지하고, 물건도 팔고, 협력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제가 중국에도 ‘셰셰(谢谢·고맙습니다)’하고 대만에도 ‘셰셰’했다. 대만하고 중국하고 싸우든지 말든지 그게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도 실용외교를 목표로 한 한중관계 안정화를 내세웠다.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각급별 소통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한·중·일 협력체제를 정례화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중국의 불법 어선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도 밝혔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불법조업 근절 대책을 강구하도록 외교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 이후 한국을 향해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 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중국 강경책에 맞서 중국의 이웃 국가이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외연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2년 만에 한국 정상과 만났다. 올해 들어선 지난 2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 한국 방문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