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저조한 출산율에 37년 동안 시행해 온 ‘두 자녀 정책’을 폐지했다. 베트남은 인구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두 자녀를 가진 여성에게 사회주택 입주 우선권을 제공하는 등 각종 지원도 제공할 계획이다.
4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베트남 의회는 부부가 몇 명의 아이를 낳을지 등의 권리를 보장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1988년 제정된 기존 법안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족당 한두 명의 자녀만 허용했다. 당시 베트남의 여성 1인당 합계 출산율은 4명을 넘어섰다. 법을 위반한 공산당 당원은 경고와 보너스 감경, 직위 해임 등의 처벌을 받았다. 다만, 당원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처벌이 거의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베트남의 출산율이 거듭 낮아지는 등 저출산 기조가 심화되자, 이 같은 정책을 폐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2월 베트남의 합계 출산율 여성 1인당 1.91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 최대 도시인 호찌민시를 포함한 남동부 지역은 1.48∼1.62명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비교적 경제 수준이 높은 도시 지역의 합계 출산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현재의 출산율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베트남은 이르면 2039년에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지난해 베트남 보건부는 부부가 자녀 수와 출생 간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제안했다.
이 법이 제정되면서 베트남 부부에게는 자녀 수와 출산 시기를 자유롭게 결정하는 법적 권한을 처음으로 부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대도시 지역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자녀를 가진 여성에게 사회주택 우선 입주권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광범위한 임신부·신생아 검진, 선천적 유전 질환·기형 예방 노력, 아동 발달 지원 등을 통해 출생 시점부터 출산을 독려할 수 있는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