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2차 고위급 협상이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날 양국 대표단은 악수를 생략하고 바로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타스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 궁전에서 열린 이날 협상은 시작한 지 약 1시간 만에 끝났다. 양국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이스탄불의 시라간(Ciragan) 호텔에 모여 협상에 나섰다. 지난달 16일 1차 협상 이후 17일 만이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에는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부 장관, 올렉산드르 포클라드 보안국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러시아 대표단에는 차관급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부 차관 등이 함께 했다.
2차 협상은 지난달 2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6월 2일 이스탄불에서 2차 직접 협상을 열고 러시아 측 각서를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일방적으로 밝히면서 추진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각서를 미리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다가 전날에야 2차 협상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양측은 이날 미리 준비한 휴전 조건을 교환했다. 이는 1차 협상 때 약속한 내용이다. 우메로우 장관은 “러시아가 전달한 협상안을 본국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담을 중재하고 있는 튀르키예 외무부 관계자는 협상이 끝난 직후 취재진을 만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2차 직접 회담은 부정적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양측이 각자 협상안에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구체적인 협상 결과는 어떻게 합의됐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기습 침략 이후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명단을 건네며 이들의 송환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기간 1만9500여 명의 어린이가 러시아군에 납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협상 이후 “새 포로 교환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우메로우 장관도 “모든 중상자와 25세 이하 포로를 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6일 1차 협상 때도 양측은 1000명씩 포로를 교환하는 방안에 합의해 이행한 바 있다.
한편 튀르키예 외무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측은 3차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 날짜는 정하지 않은 상태다. 우크라이나 측 대표인 우메로우 국방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핵심 쟁점은 정상급에서만 해결될 수 있다”며 “진전된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이달 말 다시 회담하자고 제안했다”고 했다.
러시아 측은 고위급 협상에서 성과가 있어야만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1차 협상에 이어 2차 협상까지 중재한 튀르키예는 자국을 포함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의 4자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이나 앙카라에서 만나도록 하는 게 내 바람”이라며 “이 회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