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체제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It Was Just An Accident)’로 올해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황금종려상 받은 파나히 감독 / EPA=연합뉴스

2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파나히 감독의 ‘잇 워스 저스트 언 앤시던트’는 이 영화제 최고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파나히 감독은 반정부 시위 등으로 여러 차례 체포됐던 인물이다. 그는 2022년 재수감됐다가 2023년 2월 석방 요구 단식 투쟁을 벌인 끝에 보석으로 풀려났는데, 수상작은 석방 이후 처음으로 만든 영화로 알려졌다.

이번 수상으로 파나히 감독은 유럽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최고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그는 2000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2006년과 2013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2015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았다.

쥘리에트 비노슈 심사위원장은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예술은 우리의 가장 소중하고 살아있는 부분의 창의적 에너지를 움직인다”며 “어둠을 용서, 희망, 새로운 삶으로 바꾸는 힘”이라고 말했다.

파나히 감독은 무대에 올라 “국내외 모든 이란인들은 모든 문제와 차이를 제쳐두고 힘을 합치자”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자유다. 아무도 우리가 뭘 입어야 하는지,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2등인 그랑프리는 덴마크 출신 노르웨이 감독 요아킴 트리에르의 ‘센티멘털 밸류’가 받았다. 심사위원상은 올리버 라세 감독의 ‘시라트’와 마샤 쉴린스키 감독의 ‘사운드 오브 폴링’이 공동 수상했다.

지난 13일 개막한 제78회 칸 영화제는 이날 폐막식을 끝으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한국 장편 영화는 3년째 경쟁 부문 진출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허가영 감독의 단편 영화 ‘첫여름’이 한국 영화 최초로 ‘라 시네프’ 부문에서 1등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