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대형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 시각)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과 P2P 결제 플랫폼 젤(Zelle)을 운영하는 얼리 워닝 서비스, 실시간 결제 네트워크인 클리어링 하우스 등이 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논의는 아직 초기 개념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의 향방과 충분한 시장 수요가 있는지 여부가 향후 추진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대형 은행들이 공동 발행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면 전통 은행의 예금 기반과 결제 네트워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특히 대형 기술기업이나 소매업체가 독자적인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금융 시장의 질서가 바뀔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산(주로 미 달러)에 가치를 연동시킨 가상화폐다. 디지털 달러처럼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서 다른 암호화폐 구매, 자산 보관, 결제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일반적으로 미 국채 등이 담보로 활용되며, 가치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WSJ는 대형 은행들의 움직임을 두고 월가 주류 금융과 가상자산 생태계 간의 간극이 좁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현재 미 상원에서는 ‘지니어스 법안(Geniuses Act)’이라 불리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은 비(非)금융 상장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은행들이 요구했던 전면 금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는 지난해 9월 가상화폐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을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 3월 말에는 ‘USD1’이라는 이름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