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95)이 시력 약화와 기억력 감퇴 등 고령을 체감했다며 은퇴 이유를 밝혔다.
버핏은 1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은퇴를 결심한 시점에 대해 “마법 같은 순간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90세가 될 때까지는 정말로 늙지 않았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 늙기 시작하면서 되돌릴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지난 3일 주주총회에서 그는 그레그 에이블(62) 버크셔 해서웨이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60년간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어 온 버핏은 내년 1월 1일자로 에이블 부회장에게 CEO 자리를 넘겨준다. 다만 이사회 회장으로는 계속 남을 예정이다.
버핏은 90세 이후 걷다가 균형을 잃거나 사람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험을 했다고 고백했다.
WSJ은 “버핏이 시력 약화로 신문 글자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버핏은 에이블 부회장에 대해 “그가 10시간 동안 해낼 수 있는 일의 양과 내가 10시간 동안 해낼 수 있는 양 사이의 차이는 점점 더 극명해졌다”며 “일을 해내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
그는 CEO 자리에서 은퇴하더라도 매일 출근해 평소와 다름없이 일하겠다고 밝혔다.
버핏은 “매일 기분이 좋다는 점에서 건강은 괜찮다”며 “은퇴 후에도 집에 앉아서 연속극을 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이와 관계없이 투자 판단력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20년 전, 40년 전, 60년 전에도 했던 결정을 지금도 어렵지 않게 내릴 수 있다”며 “시장에 공황이 일어나도 가격 하락이나 공포에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나는 여전히 유용한 존재”라고 자평했다.
버핏은 1965년 당시 섬유 회사였던 버크셔 해서웨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 보험, 철도,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의 약 200개 자회사를 거느린 글로벌 지주회사로 탈바꿈시켰다.
1965년부터 2024년 사이 버크셔 해서웨이 연평균 수익률은 19.9%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