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제재를 해제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중동 정책에 근본적 변화가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사우디 투자 포럼’ 기조연설에서 “시리아에 대한 모든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지금은 시리아가 빛날 차례”라며 “그들의 시간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시리아 국민들이 평화를 원하고 그들의 정신이 살아있다고 믿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결정은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 등 중동 지도자들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트럼프는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은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체제에서 내전이 발발하고 인권 탄압 논란이 일자 이듬해 시리아와 단교했다. 만약 수교가 이뤄진다면 13년 만의 외교 관계 복원이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가 “새 시리아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며 작년 12월 시리아 반군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축출하고 세운 과도정부를 사실상 인정한 점이다.

앞서 일부 매체들은 트럼프가 중동 순방 중 반군 출신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역시 이에 “그럴 것 같다”고 답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알샤라가 자국 천연자원 개발 관련 ‘광물협정’을 트럼프에게 제안했다고 전했다. 경제적 이해관계가 미국의 정책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트럼프는 최근 핵 협상 중인 이란을 향해선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며 “주변국 공격을 계속하면 ‘최대 압박’ 전략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저는 영원한 적이란 개념을 믿지 않는다”며 “이란과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다”는 협상 여지도 남겼다.

이날 트럼프와 빈살만 왕세자는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 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사우디 방문으로 미국에 대한 투자가 1조달러(약 1420조원) 더해졌다”고 강조했다.

군사적으로는 “우리 위대한 사우디 파트너들이 미국산 군사 장비를 142억달러어치 구매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