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조직을 해체하고 튀르키예 정부를 상대로 했던 무장투쟁을 종식하겠다고 12일(현지시각) 밝혔다. 1984년 PKK가 쿠르드족 독립 국가 건설을 위해 무장투쟁에 나선 지 40년 만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PKK는 성명을 통해 “역사적 사명을 완수했다”며 “PKK의 투쟁은 쿠르드족을 부정하고 말살하는 정책을 무너뜨렸고, 민주적 정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단계로 이끌었다”고 했다.
PKK는 앞서 제12차 대회 폐막 선언문을 통해 “PKK의 조직 구조를 해체하고 무장투쟁을 종식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PKK 해체 과정은 설립자인 압둘라 외잘란(75)이 관리할 예정이다.
튀르키예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은 환영의 뜻을 전했다. 외메르 첼리크 AKP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PKK가 스스로 해체하고 무기를 내려놓기로 한 결정은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는 목표 달성에 의미 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쿠르드족은 튀르키예 인구 8600만명 가운데 약 20%를 차지한다. PKK는 쿠르드족이 다수인 튀르키예 남동부 지역에 독립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무장투쟁을 벌여 왔다. 튀르키예 정부와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4만명 넘게 숨졌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AKP와 연대하는 민족주의행동당(MHP)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가 1999년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은 외잘란에게 그가 조직을 버리고 폭력을 멈추겠다고 약속하면 사면할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갈등을 해결할 실마리가 생겼다.
이후 여권과 친쿠르드 성향 야당인 인민민주당(DEM) 사이 물밑 협상 끝에 올 2월 외잘란은 “모든 단체는 무기를 내려놓고 PKK는 스스로 해산해야 한다”고 했다. PKK는 지난 3월부터 튀르키예 정부와 휴전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