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 간 갈등이 또다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갈등 원인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현지 시각) 파키스탄 무리드케에서 인도군의 공습이 이어진 후의 모습. /AFP=연합뉴스

블룸버그는 7일(현지 시각)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지난 달 발생한 관광객 대상 무장세력의 공격 이후 인도가 파키스탄 내 테러조직 캠프를 정밀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은 민간인 사망 피해를 주장하며 인도 항공기 5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의 갈등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직후부터 시작됐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종교적 분열을 배경으로 힌두교 중심의 인도와 이슬람 중심의 파키스탄으로 분리된 이후, 양국은 카슈미르 지역의 영유권을 놓고 세 차례 전쟁과 수차례 국지적 충돌을 반복해왔다. 인도는 해당 지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왔고, 파키스탄은 무장세력을 독립 투사로 규정하며 상반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충돌은 인도가 2019년 카슈미르에 부여했던 헌법상 특별지위를 철회하고 대규모 병력을 투입한 이후 가장 격렬한 대치로 평가된다. 당시 인도는 헌법 제370조를 폐지하며 카슈미르의 자치권을 박탈했고, 이를 계기로 해당 지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해왔다.

이번 군사작전과 관련해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 영토 내 테러조직만을 정밀 타격한 것이라며 민간 시설이나 군 기지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파키스탄은 이번 공습으로 자국 민간인 수십 명이 사망했다며 이를 단순한 보복이 아닌 명백한 침공 행위로 규정하고 군사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외교적 후폭풍도 거세다. 인도는 파키스탄과의 외교 관계를 격하했고 파키스탄은 인도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전면 금지했다. 양국 간 국경 무역도 사실상 중단되면서 경제적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인도는 파키스탄에 대한 주요 수출국 중 하나로, 이번 조치로 인해 양국 간 교역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긴장은 물 전쟁 우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인도는 최근 1960년 세계은행의 중재로 체결된 인더스강 조약을 일방적으로 중단했고, 이후 파키스탄 북부로 흘러드는 수량이 약 90%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 의존도가 높은 파키스탄은 이를 생존권 위협으로 간주하며 국제법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군사 작전 또한 상징적인 차원에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인도가 이번에 단행한 보복 군사 작전에는 ‘신두르 작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신두르는 힌두교에서 기혼 여성이 머리에 바르는 붉은 가루로, 생명과 결속을 뜻하는 상징이다. 인도 정부는 이번 작전이 단순한 보복을 넘어 파키스탄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서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성들이 총격을 당하는 등 민간인 피해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은 현재 군에 대응 권한을 공식 위임한 상태다. 향후 충돌이 격화될 경우 핵무기를 보유한 양국의 특성상 국지전이 대규모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접국과 국제사회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교적 해법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