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에서 팔리는 일부 바비 인형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이들이 인형을 30개나 필요하지는 않다”라고 말하며 미국인들에게 인내를 요청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 시각) 바비 인형 제조사인 마텔이 미국에서 일부 장난감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마텔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2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다른 장난감 업체도 관세 문제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의 약 80%는 중국에서 생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형 가격에 대한 발언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더힐 등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0일 각료회의에서 “어쩌면 아이들이 인형을 30개 대신 2개 가질 것”이라며 “그리고 그 인형 2개가 평소보다 몇 달러 더 비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일 NBC 인터뷰에서는 “난 그저 아이들이 인형을 30개씩이나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이라며 “연필도 250개까지 필요하지 않다. 5개만 있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 필요하지 않은 쓰레기를 (구매하기) 위해 중국과 무역 적자에 돈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도 이와 비슷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CBS와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번영이라는 경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경기 침체를 겪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고,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지난 3월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저렴한 제품 구매는 아메리칸드림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관세가 미국을 더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해왔으나, 최근에는 미국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감내해야 할 비용으로 묘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참모를 지낸 마크 쇼트는 “반응이 좋을 것 같지 않다”면서 “특히 대통령이 가상화폐로 수십억달러를 벌면서 미국인들에게는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과 용품을 줄이라고 요청하는 게 시각적으로 (납득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