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식음료 기업 펩시코(PepsiCo Inc.)가 마케팅 전략을 전면 재편하면서 브랜드별로 운영하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파트너십 부서를 하나로 통합한다. 2026년 북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앞두고 펩시코가 축구 분야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펩시코는 추후 펩시, 게토레이, 레이즈 등 주요 브랜드를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대신, 이들을 하나의 통합 부서로 묶어 관리한다. 새 조직에서는 브랜드 단위가 아닌 종목 중심으로 업무가 이뤄지며 마케팅 인력은 NFL(미국프로풋볼리그), MLB(메이저리그), 대학 스포츠 등 리그별 전략 수립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펩시코 최초의 최고스포츠책임자(CSO)로 작년부터 조직 개편을 주도해온 브렛 오브라이언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새롭게 출범한 통합 마케팅 부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브랜드 파트너십 조직이 될 것”이라며 “스포츠 이외에도 음악과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도 아우르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펩시코의 전략이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펩시코는 그간 NFL, NBA 등 북미 주요 스포츠 리그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펼쳐 왔으며, 최근에는 음악과 스포츠를 결합한 광고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집행했다. 지난 4월에는 게토레이의 모델로 래퍼 켄드릭 라마를 기용, 미국 여자 농구 스타 선수인 카이틀린 클라크 등과 자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조직 개편 이후 펩시코가 가장 주력하는 마케팅 분야는 축구다. 오는 2026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FIFA 월드컵이 열리고 2027년에는 브라질 여자 월드컵도 개최되는 만큼 축구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 내 팬층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펩시코는 자회사 프리토레이(Frito-Lay)를 통해 두 대회의 글로벌 공식 스폰서로 참여하며 도리토스·치토스 등 대표 스낵 브랜드를 활용한 대규모 캠페인도 준비 중이다.
이번 개편은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펩시코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건강한 식음료로 관심을 돌리자 펩시코는 매출에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급기야 지난 4월 펩시코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의 불확실한 무역 정책, 관세 부담 등을 이유로 올해 연간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펩시코는 이번 전략 전환을 통해 단기적인 판매 증대를 넘어 스포츠와 음악, 소셜미디어(SNS)를 아우르는 다층적 마케팅 구조를 확립해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오브라이언 CSO는 “이 분야(축구)에 대한 투자가 펩시코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