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 중순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 정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YONHAP PHOTO-1840> President Donald Trump listens as Nvidia CEO Jensen Huang speaks during an event about investing in America in the Cross Hall of the White House, Wednesday, April 30, 2025, in Washington. (AP Photo/Alex Brandon)/2025-05-01 07:26:49/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 시각)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코퍼레이션의 칩에 대한 UAE 수출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칩 규제 아래서 위축된 걸프 국가들의 AI 산업에 새로운 활로가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13~16일 중동 순방 기간 중 양자 칩 협력 등과 관련된 공동 성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이 시점은 미국의 글로벌 AI 확산 규정 발효일인 5월 15일과 겹친다. 이 규정은 작년 바이든 정부 말기에 도입된 것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약 100개국에 고성능 AI 칩의 수출 상한선을 설정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F-35 전투기 구매 승인을 받은 동맹국에조차 칩 수출을 제한하는 현 체제에 의문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3월 워싱턴을 방문한 UAE 국가안보보좌관이자 대통령의 동생인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과의 회담 이후 나왔다. 당시 UAE는 에너지, 반도체, AI 인프라 등 미국 내 산업 전반에 향후 10년간 최대 1조4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블룸버그 보도 직후 5% 이상 급등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도 최근 워싱턴을 찾아 AI 칩 수출 규제의 유연한 적용을 정부에 요청했다. 그는 “세상은 규제 발표 이후 완전히 바뀌었다”며 엄격한 수출 규제가 오히려 미국 기업을 경쟁국 기술로부터 밀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UAE는 미국의 우방임을 강조하며 AI 기술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는 최근 인텔의 자회사 알테라 지분을 인수했고 G42는 화웨이와의 협력 관계를 정리하며 마이크로소프트와 15억 달러 규모의 AI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블룸버그는 향후 인텔에 대한 UAE의 추가 투자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미국 빅테크의 AI 칩 공급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 중국 외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에 따라 칩 접근성을 차등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한다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기술 외교 지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