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각) 취임 100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자신의 성과를 치켜세우며 행정부 정책을 자화자찬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각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미시간주 머콤 카운티에서 유세 연설에 나서 집권 2기 취임 이후 지금까지 활동에 대해 “우리나라 역사상 그 어느 행정부보다 가장 성공적인 첫 100일”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머콤 카운티에서 취임 100일 기념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부과한 관세가 미국으로 제조업과 일자리를 다시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의 세금과 관세 정책 때문에 전 세계에서 오고 있다. 그들은 여기에 와서 공장을 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십년간 정치인들이 중국을 강화하기 위해 디트로이트(미국 자동차산업의 요람)를 파괴했지만, 여러분은 드디어 노동자를 위한 투사를 백악관에 가지게 됐다. 난 중국을 우선하지 않고 미시간을 우선하겠다”고 했다.

미시간주는 제조업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관세 정책으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또 인도, 프랑스, 스페인, 중국 등 전 세계 국가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하려고 찾아온다면서 “우리는 협상하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이 원하는) 상품을 가진 것은 우리이며 미국에 있는 것도 우리다. 그들은 우리 상품의 일부를 원한다. 우리는 그냥 가격을 정할 수 있지만 난 공손하고 친절해지고 싶다. 하지만 협상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가격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를 인하하려는 국가들과 협상에 나서되, 협상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관세를 일방적으로 결정해 시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중국에 대해선 어느 나라보다 일자리를 많이 훔쳐 갔다면서 “그렇다고 우리가 중국과 잘 지내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낸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 합의할 것이지만 공정한 합의가 될 것”이라고 했다.

29일 머콤 카운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설에서 한 지지자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손팻말을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국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1기 행정부 때 자신이 미국 가전업체 월풀을 위해 수입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한 일을 다시 소개했다. 이 관세는 삼성과 LG를 겨냥한 조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기준금리 인하 및 사퇴 요구에 응하지 않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말 일을 잘 못하는 연준 인사가 있다”면서 “연준을 비판하면 안 된다고 한다. 그가 자기 일을 하도록 둬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보다 금리에 대해 훨씬 많이 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40%대로 집계되는 자신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 “난 우리가 60∼70%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산주의자인 극좌 판사들이 우리 법의 집행을 방해하고, 오로지 미국 대통령에게 주어진 직무를 하도록 둘 수 없다. 판사들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을 뺏어가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법부가 행정부의 정책에 여러 차례 제동을 건 상황을 두고 한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대법관 3명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