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치러진 캐나다 총선에서 마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이 승리했다. 과반 의석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는 남은 개표 상황에 달렸지만, 보수당과 의석 경쟁이 치열해 과반 의석 차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의 차기 집권당을 결정지을 총선 투표가 이날 오후 10시(한국 시간 오전 11시) 종료됐다. 투표 직후 캐나다 공영방송 BCC와 CTV, CBC 등 현지 언론사들이 내놓은 선거 예측 결과 자유당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아내 다이애나 폭스 카니와 함께 투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자유당이 과반 의석까지 확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의석 절반 이상을 확보하려면 총 172석을 확보해야 하는데 자유당은 아직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CBC에 따르면 한국 시간 12시 30분 기준, 자유당은 하원 전체 343개 의석 중 157개 지역구에서 당선 또는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보수당은 149개 지역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어 블록 케베쿠아 25석, 신민주당 10석 등이다.

캐나다는 지난 9년 간 집권해 온 자유당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올해 1월 고물가와 주택난 등 경제 침체에 책임을 지고 조기에 사퇴해 예정보다 이르게 총선을 치르게 됐다. 당시만 해도 보수당이 승리해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상황이 반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잇단 실언을 하자, 자유당은 마크 카니 총리를 필두로 반(反)트럼프 노선을 걸었고 지지율이 급등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지지자들이 28일 자유당 승리 예측 소식이 발표되자 축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룸버그는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캐나다 역사상 가장 놀라운 반전”이라며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완전히 몰락한 것처럼 보였던 정당이 네 번째 임기를 달성했다. 트럼프 효과가 없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AP는 “이번 선거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국민투표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향해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고 발언하고, 트뤼도 전 총리를 “캐나다 주지사”라고 불러 캐나다 국민의 반발을 샀다. 총선 당일에도 “캐나다가 미국의 소중한 51번째 주(州)가 된다면 관세나 세금 없이 자동차·철강·알루미늄·목재·에너지와 다른 모든 산업을 4배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