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스마트 로봇 제품들이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고율의 관세를 연이어 부과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제137회 캔톤페어에서 방문객들이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 캔톤페어 현장에서는 중국산 스마트 로봇들에 바이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돌핀로봇테크놀로지가 선보인 자동화 로봇 카페는 이틀 만에 800만위안(약 16억원) 규모의 주문을 기록했다. 이는 회사가 예상한 수준을 훨씬 웃도는 성과였다. 한자오린 돌핀로봇 창업자는 “올해는 베트남부터 중동까지 다양한 지역 바이어들이 현장에서 적극 구매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돌핀로봇은 미·중 관세 전쟁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회사 측은 SCMP에 “미국, 독일, 일본에는 비슷한 제품이 없고, 한국 제품은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다”며 “이 때문에 미국 고객은 대체재가 없어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관세를 부담하지도, 가격을 인하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돌핀로봇 사례는 캔톤페어에 출품된 다양한 중국 스마트 제품들의 전반적 경향을 대표한다. 초고층 청소 로봇부터 바이오닉 의수·의족까지 다양한 중국산 스마트 제품이 관세 전쟁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제품이 핵심 부품을 중국 내에서 자체 조달하고 있어 관세 영향을 덜 받으며, 가격도 미국과 유럽 경쟁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고 개발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저장치앙나오테크놀로지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반 알고리즘으로 제어하는 바이오닉 다리와 손을 미국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인증을 받았고, 미국 의료보험 체계에도 포함됐다. 회사 측은 “현재 가격은 5만달러(약 7200만원)로 서방 제품 대비 5분의 1에서 7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중국 광저우 캔톤페어에서 한 바이어가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올해 캔톤페어에서는 리두인텔리전트테크의 초고층 청소 로봇이 디자인 어워즈 최고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 로봇은 외부 배관 없이 500m 높이 건물 유리 외벽을 청소할 수 있으며, 태풍에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리두는 현재 20개국 이상에 청소 로봇을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리두 측은 “경쟁 제품들은 외부 급수관이 필요하고 최대 60m 높이까지밖에 청소할 수 없다”며 “우리 제품은 평방미터당 청소비용을 2위안(약 400원)까지 낮출 수 있어 투자비를 빠르게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돌핀로봇의 자동화 카페 역시 비용 경쟁력이 강점이다. 설치 면적은 2.5㎡에 불과하고, 50종 이상의 메뉴를 제공할 수 있다. 주문 한 잔당 제조 시간은 50초 수준이며, 용량·온도·당도·얼음량 조정이 가능하다.

운영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로봇 카페는 스마트폰 하나로 원격 관리할 수 있고, 90% 이상의 고장을 자체 복구한다. SCMP는 “월 전기료는 300~500위안(약 6만~10만원)”이라며 “일반 미국 카페의 전기료가 월 1만위안(200만원) 이상인 것과 대조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