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량이 최대 45%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올리언스 항구. /AP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각) 중국발 미국행 해운 및 항공 화물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양국 간 관세 전쟁이 미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145%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 예약 건수는 급격히 줄었다. 공급망 데이터업체 비지온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중국발 미국행 20피트 컨테이너 예약은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로스앤젤레스(LA) 항만청은 다음 달 첫째 주 중국발 컨테이너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 화물 예약 역시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덴턴 국제상공회의소(ICC) 사무총장은 “미·중 물동량 급감은 업체들이 관세 협상 결과를 기다리며 결정을 미루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 시장 접근 비용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수입업체들은 현재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부는 관세율 변동을 기다리며 상품을 보세 창고에 보관하거나 인근 국가로 우회 이동시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화물 수요 감소로 선박 운항 취소도 늘고 있다. 독일 하팍로이드는 중국발 예약의 약 30%가 취소됐으며, 대만 TS라인스는 아시아-미국 서해안 노선 일부를 중단했다. 해운 분석업체 시인텔리전스는 다음 달 아시아-북미 노선 컨테이너 예약이 40만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LA항만도 다음 달 20건(컨테이너 약 25만개)의 선박 운항 취소가 예상된다. 이달 취소 건수는 6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