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을 애도하기 위해 40만 명의 추모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 미사가 마무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26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진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오전 7시 35분 뇌졸중과 심부전으로 선종했다. 그는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다. 교황으로는 1282년 만에 비유럽 출신으로 선출됐다. 미주 대륙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그는 2013년 교황으로 선출되며 ‘빈자의 성자’로 불렸던 이탈리아 성인 프란치스코를 교황 명으로 삼았다. 역대 가장 진보적인 교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가톨릭 사제가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게 허용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이후 5일 만에 열린 이번 미사는 목관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광장의 야외 제단으로 운구하며 시작됐다. 미사는 입당송과 기도, 성경 강독, 성찬 전례, 고별 예식 순으로 2시간 가량진행됐다. 관은 장례 미사가 끝난 후 장지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운구됐다.
이날 장례 미사엔 교황을 사랑한 일반 시민 등 약 25만 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운구 행렬에는 15만 명이 참석하는 등 조문객 규모는 40만 명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전 세계 130여 개국 대표단도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국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 안재홍 천주고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미사를 주례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은 “그는 최근 몇 년간 잔혹한 전쟁과 비인간적 공포, 수많은 죽음과 파괴에 대해 쉼 없이 평화를 간청했다”며 “이성적이고 진실한 협상으로 해결책을 찾길 바라왔다”고 추모했다.
또 “모두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고 소외된 작은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며 “모든 이를 살핀 민중의 교황”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즐겨 찾던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인근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치됐다. 일반적으로 교황들이 묻히는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가 아닌 외부에 안치된 것은 1903년 레오 13세 이후 122년 만이다.
그는 촛대 받침을 보관하던 대성전 벽면 공간에 안장됐다. 관이 놓이는 위치에는 ‘프란치스쿠스’라는 라틴어 이름이 새겨졌다.
그의 장례 미사가 끝난 뒤에는 다음 달 4일까지 9일 간의 애도 기간이 이어진다. 이 기간에는 매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추모 기도회가 열린다.
후임 교황을 선출하는 의식인 ‘콘클라베’는 다음 달 5~10일 시작될 전망이다. 전 세계 추기경 135명이 모여 투표로 교황을 선출하는 이 의식에서는 선거인의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진행된다. 콘클라베를 진행하는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교황 선출이 되지 않으면 까만 연기를, 선출이 이뤄지면 흰 연기를 피운다. 콘클라베에 참석한 추기경들은 교황 선출까지 외부와의 모든 접촉이 차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