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서 잘해야 셋째 줄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자 자유세계의 지도자일지 모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좌석 배치도를 보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며 “이인자 취급을 받는 데 익숙하지 않은 트럼프가 심지어 2열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교황청은 오는 26일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 관련 세부 사항을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2005년 바오로 2세 교황의 장례 미사 때의 좌석 배치가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전례에 따르면 장례식장 한쪽 편에는 총대주교, 추기경, 대주교, 주교 등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이 앉는다. 반대편에 외국 대표단 좌석이 마련된다. 외국 대표단 중 가장 앞줄은 가톨릭 군주국 왕족 몫이다. 가톨릭이 국교인 스페인과 벨기에 등의 왕과 왕비가 해당한다.
다음 줄은 비(非)가톨릭 군주국 왕족이 앉는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대신해 장례식에 참석하는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 윌리엄 왕세자 등이 둘째 줄에 앉을 전망이다.
그다음으로는 외국 고위 인사들이 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등이 앉을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셋째 줄보다 더 뒷자리에 앉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50명의 국가 원수와 10명의 현직 군주를 포함한 약 130개국 대표단이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인데, 이들이 앉는 순서는 국가명의 프랑스어 기준 알파벳순이다. 미국은 ‘les États-Unis’로 국가명 기준으로 보면 한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등보다 뒷순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2년 9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장에서 14번째 줄에 앉은 것을 꼬집은 바 있다. 영연방 국가 대표부터 좌석이 배치되면서 미국 대통령이 뒷줄로 밀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그들은 나를 이렇게 뒤에 앉히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