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의 생산을 줄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이버트럭은 큰 관심을 받으며 등장했지만, 테슬라 오너 리스크에 리콜 사태까지 번지면서 신차 거래는 물론 중고차 거래까지 침체됐다.

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의 한 테슬라 대리점에 신형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복수의 테슬라 직원들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몇 달 동안 여러 생산라인의 목표량이 대폭 하향 조정됐으며 극히 일부만 가동 중인 생산라인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1월부터는 텍사스 기가팩토리 생산 인력도 사이버트럭 생산라인에서 모델Y 생산라인으로 재배치 중이다.

앞선 BI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10월부터 간헐적으로 사이버트럭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이버트럭 생산 일정을 변경하고 생산 인력을 재배치하기 위해 이들에게 선호 직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트럭 생산 감축의 가장 큰 원인은 판매 부진이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2025년 1분기 사이버트럭 판매량이 6406대로, 전 분기 대비 절반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트럭 출시 전 100만대 이상의 예약 주문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지금까지 인도된 수량이 5만대도 채 되지 않는다.

테슬라는 2019년 사이버트럭을 야심작으로 내놨지만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 첫 시연에서부터 ‘깨지지 않는 유리’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최근엔 주행 중 외장 패널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해 리콜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다 머스크의 정치 활동에 따른 소비자 반발은 나날이 거세져 테슬라 불매 운동으로 번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 주차된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일론이 미치기 전에 샀음" 스티커가 붙어 있다. /UPI연합뉴스

이에 신차 거래 뿐만 아니라 중고 시장 거래까지도 침체된 상태다.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의 중고 거래 가격은 지난 1년간 55%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10% 넘게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머스크가 지난달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향후 2년간 미국 내 차량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테슬라는 현재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빠르게 신모델을 출시하고 있으며, 머스크를 규탄하는 소비자들은 전시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약 40% 하락했다. 지난달엔 분식회계 논란도 일었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슬라의 내부 통제가 취약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