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88)이 종려주일을 맞아 다시 한번 신도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13일(현지시각)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약 2만명의 신도들 앞에 휠체어를 탄 채 등장했다. 교황은 짧은 마이크 인사를 건넨 뒤, 한 소년에게 사탕을 건네며 따뜻한 교감을 나눴다. 이날 교황은 산소 공급 튜브 없이 등장했다.
교황은 “신체적으로 약해진 이 시기 하느님의 친밀함과 연민, 부드러움을 더욱 느낄 수 있도록 신도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는 이날 수단 내전, 레바논, 우크라이나, 중동, 콩고민주공화국, 미얀마, 남수단 등 전 세계 분쟁 지역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종려주일 강론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십자가를 함께 지자”고 신자들에게 호소했다. 강론은 직접 낭독하지 않고 대독 형식으로 전달됐다.
교황은 앞서 양쪽 폐렴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38일간 입원한 뒤 지난달 23일 퇴원했다. 의료진은 퇴원 후 최소 4주간 군중과의 접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6일 산소 튜브를 착용한 채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희년 특별 미사에 참석했고, 9일에는 국빈 자격으로 이탈리아를 찾은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를 비공개로 접견했다. 10일에는 일반 신자들과 공개 석상에서 다시 만났고, 12일에는 로마 시내 성모 마리아 대성전을 찾아 조용히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교황청은 오는 20일 부활절을 앞두고, 성주간 일정에서 교황이 어느 정도까지 공식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료진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