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125%까지 인상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에 대해 “더 이상 올릴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단행한 상호관세 유예 조치로 주식시장이 급반등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하며 중국과의 협상 의지도 재차 드러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대중국 관세를 추가로 인상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는 그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 여부에 대해 “물론 만날 것”이라며 “그는 내 친구이고, 나는 그를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국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진 중국계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의 매각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 일부 부유한 기업들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결국엔 그 거래를 수용할 것으로 본다”며 “틱톡 매각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고 기본관세 10%만 적용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며칠간 고민했고, 오늘 아침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시장에서 기록적인 반등이 있었다. 매우 만족한다”며 유예 조치의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관세 조치가 최근의 시장 폭락을 유발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관세를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라고 일축했다. “4주 전부터 시장은 이미 병든 상태였고, 무역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관세는 단지 상황을 확대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건에 대해 “US스틸은 특별한 회사이며, 우리는 그것이 외국에 넘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에만 추가 관세를 부과한 이유에 대해선 “유럽연합(EU)은 보복을 위협했지만 실제로 시행하지는 않았다. 반면 중국은 보복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는 협상 테이블에 나와 있다”며 “때로는 협상이 되기 전까진 협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서명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90일 유예 조치는 중국과 맞설 국제적 연합을 만들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미국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EU는 미국의 유예 조치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으며, 멕시코는 절제된 태도로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