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보복에 보복을 잇는 관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이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생산 상품 주문을 대거 취소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의 아마존 물류센터. /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각) 아마존이 최근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생산 업체들로부터 구매 예정이었던 비치체어, 스쿠터, 에어컨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한 주문을 돌연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직후 이뤄졌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번 주문 취소와 관세 정책 간의 관련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으며 내부 문건에는 “구매 오류로 일부 주문을 취소한다”는 내용만 담겨 있었다.

그러나 협력 업체들 사이에서는 관세 회피 목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10년 넘게 아마존에 중국산 비치체어를 납품해온 한 업체는 블룸버그통신에 “50만달러(약 7억3000만원) 규모의 주문이 제품 생산 완료 직후 일방적으로 취소됐다”며 “공장 대금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아마존의 협력업체 담당 매니저 출신의 한 이커머스 컨설턴트는, 자신이 자문하고 있는 여러 업체들이 사전 통보 없이 중국 및 아시아산 상품 주문을 취소당했다면서 “아마존은 모든 권한을 쥐고 있다. 업체들은 마진을 줄여 해외 시장에 다시 판매하거나, 다른 유통망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품 박스에 중국 산 제품 표시가 찍혀 있다. /AP연합뉴스

이번에 취소된 주문은 대부분 직수입 방식(Direct Import)으로, 아마존이 해외에서 직접 대량으로 상품을 사들여 미국 내 물류창고로 운송하던 형태다. 이 경우, 미국 세관을 통과할 때 아마존이 공식 수입자로 등록되어 관세를 부담한다. 아마존의 전체 판매 상품 중 약 40%가 이 같은 방식으로 거래된다. 이 때문에 아마존의 주문 취소는 관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아마존은 지난 2월 연례보고서에서 “중국 기반 공급업체가 핵심 부품 및 완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국제 무역 분쟁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베어드앤컴퍼니는 관세 리스크를 이유로 아마존의 올해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아마존의 주가는 올해 들어 21% 하락해 S&P500 지수(-15%)보다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