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교역국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상호 관세가 이달부터 부과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관세 압박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규슈 후쿠오카현 공장에서 미국 수출용 차량을 생산해 왔던 닛산자동차는 이르면 올여름부터 이 물량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할 때 적용되는 높은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다.
닛산은 지난해 미국에서 약 92만대를 판매했는데, 그중 16%에 해당하는 15만대를 일본에서 수출했다. 닛산이 미국 내 증산을 추진하는 차량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로그’다. 후쿠오카 공장의 로그 생산량은 연 12만대가량이다. 실적 부진에 빠진 닛산은 당초 미국 공장 생산량을 줄일 방침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감산 계획을 철회하고 증산을 결정했다.
일본 업체 중에 일본산 차량을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도요타자동차는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른 자동차 업체에서도 일본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자동차 제품 출하액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해당한다”며 생산 이전은 GDP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일본 산업의 공동화 대책 수립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닌텐도는 ‘닌텐도 스위치’ 후속 기종인 ‘닌텐도 스위치 2’의 미국 내 예약 판매를 연기했다. 닌텐도는 당초 오는 9일부터 449.99달러(약 66만원)에 닌텐도 스위치 2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닌텐도는 발매 일정에는 변동이 없으나 미국 판매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전했다.
닌텐도는 닌텐도 스위치를 기존에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생산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에 46%에 이르는 상호 관세, 중국에 총 54%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한편, 국제무역센터(ITC)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일본 수출액이 2029년까지 170억달러(약 24조8000억원)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ITC는 특히 일본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