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데뷔 무대’에서 회원국들에게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든 회원국이 (GDP의) 최대 5%까지 방위비로 지출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현실적인 경로에 있다는 인식을 갖고 (브뤼셀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안건이 방위비 증액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대로 현행 GDP의 2% 수준인 나토 방위비 지출 목표치가 5%로 상향돼야 한다는 의미다.
루비오 장관은 특히 “여기에는 미국도 포함되며 방위비 지출 비율을 늘려야 할 것”이라며 “내가 생각하는 만큼 회원국들도 위협이 심각하다고 본다면, 그런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겠다는 완전하고 실질적 약속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행 GDP의 2%인 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치를 5%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 미국 고위 당국자가 미국 역시 방위비를 증액하겠다고 말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방위비 지출은 GDP의 3.38%였다.
앞서 지난 2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미국도 GDP도 5%로 올려야 하느냐는 질문에 “최소 3% 미만으로 가서는 안 된다”라며 미국은 ‘예외’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나토 조약에 따라 모든 회원국에 부여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지 않는 나토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번째 임기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같다”며 “여러분(회원국들)이 이것을 1, 2년 안에 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방위비 증액) 경로는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