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테이트와 그의 동생 트리스탄 테이트가 27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로 향하는 전세기를 타고 출국했다고 CNN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두 형제는 3년 전 루마니아에서 체포돼 조직범죄 결성, 성인 및 미성년자 인신매매, 미성년자와 성관계, 자금세탁 등의 혐의를 받으며 루마니아 출국이 금지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법적 규제가 해제되면서 이들은 곧바로 루마니아를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앤드류 테이트(38)는 미국에서 태어난 격투기 선수 출신의 여성혐오 성향을 가진 인플루언서로, 남성의 지배적 위치를 주장하며 부유함을 과시하는 콘텐츠로 대중의 주목을 끌었다. 그는 2016년에는 영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빅 브라더’에 출연했으나, 여성에게 벨트로 폭력을 행사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되며 퇴출당했다. 그 이후 테이트는 온라인에서 논란을 일으키는 극단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며 수많은 팔로워를 얻었고, 한때 모든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에서 차단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엑스(X·옛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테이트의 X 계정은 복구됐으며 현재 107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테이트 형제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형제는 공개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 왔으며, 트리스탄 테이트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기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테이트 형제의 석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했으며, 그 과정에서 리처드 그레넬 트럼프 대통령 특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그레넬은 “나는 루마니아 외무장관을 만나지 않았다. 나는 그가 누구인지도 몰랐다”면서 그들의 석방을 촉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루마니아 외무장관 또한 트럼프 특사로부터 어떠한 압력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FT는 “그레넬은 공식적으로 루마니아에 테이트 형제의 여권 반환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루마니아 외무장관과의 회의에서 테이트 형제 문제가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테이트 형제의 법적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영국에서도 성범죄 혐의로 법적 문제를 안고 있다. 영국에서는 4명의 여성이 앤드류 테이트를 강간 및 강압적 통제 혐의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여성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테이트가 루마니아를 떠나 미국으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과 트라우마를 다시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정의가 실현돼야 한다. 인신매매는 보안 문제이자 국가적 우려 사항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테이트 형제는 미국에서 생활을 시작했지만, 루마니아와 영국에서 그들의 법적 대응은 여전히 계속될 예정이다. 미국 법무부는 플로리다주(州)에 대한 ‘기초 조사’를 개시할 예정이며, 만약 이들 형제의 범죄가 플로리다 관할에 해당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