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가상자산 때문에 탄핵 위기를 맞았다. 밀레이 대통령이 홍보한 밈 코인 ‘리브라(LIBRA)’의 가격이 급등하다가 몇 시간 만에 94% 폭락했기 때문인데, 아르헨티나 야당은 밀레이 대통령이 사기를 조장했다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로이터

16일(현지 시각) CNN방송은 밀레이 대통령의 게시글이 공개된 이후 코인 가격이 급변동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조사와 다음 주 탄핵소추안 발의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논란은 14일 오후 7시에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글에서 시작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자유주의 아르헨티나는 성장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이 민간 프로젝트는 아르헨티나 경제 성장 촉진과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자금 지원을 목표로 한다”면서 리브라 코인을 홍보했다. 리브라 코인은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의 밈 코인으로,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밀레이 대통령의 게시글 이후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리브라 가격은 4.978달러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수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리브라 코인의 가격은 순식간에 94% 폭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러그 풀’ 작전의 하나로 보고 있다. 러그 풀은 프로젝트 담당자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은 후 갑자기 사라지는 방식의 사기를 말한다.

밀레이 대통령은 게시글을 몇 시간 만에 삭제한 후, 또 다른 게시물에서 리브라 프로젝트와 자신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을 알지 못했고, 이를 알게 된 후 더 이상 퍼뜨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대통령실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으나, 밀레이 측은 이를 실수라고 해명했다.

아르헨티나 소수 야당인 시민연합당은 정부가 국회에 나와서 이 건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사회당은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거론하며 이 사건을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