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가 부유한 이민자들을 유치하고 경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골든 비자(Golden Visa) 프로그램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뉴질랜드 웰링턴 중심 상업 지구. /로이터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 시각) 에리카 스탠퍼드 뉴질랜드 이민부 장관은 오는 4월 1일부터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 비자가 두 가지 카테고리로 축소되고, 허용되는 투자 범위가 확장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비자를 얻기 위해 요구되는 영어 시험이 없어지고, 투자자가 뉴질랜드에 머무는 시간도 조정될 예정이다.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는 뉴질랜드의 골든 비자다. 골든 비자는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를 하는 외국인에게 제공되는 특별한 비자 프로그램이다. 투자자는 해당 국가의 경제에 일조하는 대가로 비자나 영주권을 받을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부동산, 기업, 채권, 주식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뉴질랜드의 골든 비자는 연평균 10억 뉴질랜드 달러(약 8212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2022년 말 규정 변경 이후 신청이 급감했다. 변경 이후 현재까지 승인된 신청서는 43건에 불과하며, 유입된 투자금도 5억4500만 뉴질랜드 달러(약 4475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정부는 비자 요건을 완화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을 다시 활성화할 계획이다.

새롭게 개편될 비자 프로그램은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첫 번째는 ‘성장형 고위험 투자’로, 3년 동안 기업이나 관리형 펀드에 최소 500만 뉴질랜드 달러(약 41억원)를 투자해야 한다. 비자 소지자는 연간 21일만 뉴질랜드에 머무르면 된다. 두 번째는 ‘균형형 혼합 위험 투자’로, 5년 동안 채권, 주식, 신규 주택 개발 및 상업용 부동산에 최소 1000만 뉴질랜드 달러(약 8억2137만원)를 투자해야 한다. 이 경우 비자 소지자는 최소 105일 동안 뉴질랜드에 거주해야 하지만, 추가 투자를 통해 체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번 뉴질랜드의 골든 비자 규제 완화는 다른 국가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시점에 이루어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인은 4월 3일 골든 비자 프로그램을 종료할 예정이며, 영국과 아일랜드, 네덜란드, 그리스 등도 골든 비자 정책을 폐지하거나 규제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