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이 열린 미 의회 로툰다홀에 미처 들어오지 못한 지지자들을 보기 위해 아래층 의회 방문자 센터를 찾았다. 약 30분간 사전 작성 원고를 그대로 읽었던 취임식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프롬프터 즉흥 연설을 하며 속내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날씨라면 4년마다 이곳에서 취임식을 진행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취임식 날씨가 좋았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연임 가능성을 암시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미 수정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두 번 이상 연임할 수 없으나, 트럼프 측은 ‘트럼프 3선’ 가능성을 시사해 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 연설의 상당 부분을 ‘부정선거’ 관련 내용에 할애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낙선했던 2020년 대선을 가리켜 “완전히 조작된 선거”라며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 있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지금 여기에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힐러리를 물리쳤고 2020년 대선에서는 첫번째 선거(2016년 대선)보다 훨씬 더 많은 표를 얻었는데, 그들은 우리가 졌다고 말했다”고 했다.
작년 11월 대선에 대해서도 “이번 대선에서 캘리포니아에서도 우리는 훌륭한 결과를 냈지만 문제는 그들이 3800만개의 투표용지를 어디로 보냈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그 투표들이 (개표 때) 갑자기 쏟아져 들어온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선거 사무소에서 유권자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조차 불법으로 간주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정상으로 돌아가고 상황이 정리되면, 캘리포니아에서도 (민주당에)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취임식과 마찬가지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취임식 직전 가족들에 대한 선제적 사면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오늘 조 바이든이 사면한 사람들이 있는데, 정말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었다”면서 “그들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보면 믿기 어려울 정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면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