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업계가 2024년까지 겪었던 긴 겨울이 끝나고, 다시금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핀테크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막대한 투자를 유치하며 급성장했지만, 2022년 이후 침체기를 맞았다.
블룸버그는 금리 인하, 핀테크 주식의 회복, 그리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규제 완화가 업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핀테크 업계는 팬데믹 당시의 투자 과열로 인해 거품이 꺼지면서 벤처캐피탈(VC) 자금이 빠르게 마르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해고나 사업 축소를 단행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핀테크 기업들이 의존하던 대출 수익 모델에 압박을 가하면서 수익성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이에 따라 핀테크 기업들은 기업공개(IPO)를 연기하거나 계획을 철회해야 했고, 시장에서는 ‘핀테크 겨울’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2025년 핀테크 업계에 대한 낙관론의 중심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축소나 폐지를 검토 중이며, 그의 행정부 주요 인사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CFPB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간 CFPB는 핀테크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시행하며 운영 비용 증가와 혁신 속도 저하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출, 결제 서비스, 디지털 지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력한 감독이 이루어졌고, 페이팔(PayPal), 클라르나(Klarna)와 같은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도 규제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는 기업들의 규제 리스크 감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실험 기회 확대, 그리고 가상자산 등 신기술 활용 촉진이라는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핀테크 기업들의 주가 회복도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하락했던 핀테크 주식은 2024년 들어 반등세를 보였다. 아크 핀테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는 2024년 약 34%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클라르나와 디지털 은행
상장 핀테크 기업들의 주가 회복은 공모 시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음. 상장을 미뤘던 클라르나와 디지털 은행 차임 파이낸셜은 IPO를 준비 중이며, 스트라이프와 플레이드도 유력한 상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상장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대형 기업에 인수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지난해 개인 금융 플랫폼 머니라이언이 젠디지털에 약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에 인수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친(親) 가상자산 기조도 핀테크 업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가상자산에 대해 규제보다는 지원을 강화하며,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제 결제 인프라 확대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암호화폐를 규제보다는 지원하는 태도를 취하면, 핀테크 기업들은 가상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더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다. 스트라이프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스타트업 브릿지를 약 11억 달러(약 1조6152억원)에 인수하며 국제 결제 네트워크 확장에 나섰다. 페이팔 역시 자사의 스테이블코인(PYUSD)을 이용해 국경 간 송금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