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의 군 복무 기록이 공격받고 있다. 월즈 주지사는 17세부터 24년 동안 주(州) 방위군으로 복무해 민주당이 이를 중요한 정치적 자산으로 내세웠지만, 최근엔 이러한 경력이 오히려 미국 대선판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9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일부 공화당원들은 월즈 주지사의 군 복무 기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월즈 주지사는 1981년에 육군방위군에 입대해 네브래스카와 미네소타주 방위군으로 24년간 복무한 바 있다.
공화당이 가장 문제로 삼는 부분은 월즈 주지사의 전역 시기다. 공화당은 월즈 주지사가 이라크 파병을 피하려고 주 방위군에서 제대했다고 주장한다. AP통신에 따르면 2005년 5월 월즈 주지사가 제대했고, 같은 해 8월 월즈의 부대에 동원령이 내려졌으며 10월에 동원돼 이라크로 파병됐다. AP통신은 “공화당은 월즈 주지사가 미네소타주 방위군 병사들이 이라크로 동원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의회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부대를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월즈 주지가 이라크 동원을 피하고자 전역 시점을 조정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그러나 그가 부대 동원보다 먼저 전역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남아있다”라고 전했다. 이런 의혹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처음 제기했다. 밴스 의원은 지난 7일 유세 도중 “월즈의 조국이 이라크에 가라고 요구했을 때 그가 무엇을 했는지 아느냐”면서 “그는 군에서 제대했고, 그의 부대는 그가 빠진 채 이라크로 갔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월즈 주지사는 군 복무 경험을 과장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간 월즈 주지사는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하면서 “내가 전쟁 때 소지했던 그런 전쟁 무기들은 오직 전시에 소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해 왔다. AP통신은 “네브래스카 육군방위군에 따르면 월즈 주지사는 복무 기간 전투 현장에 투입된 적이 없다”라고 전했다. 밴스 상원의원은 “월즈 주지사처럼 (전직 군 출신들이) 군 복무에 대해 거짓말하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부끄럽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밴스 의원은 4년 동안 해병대에서 복무했으며 약 6개월 동안 이라크에 파병됐으나 전투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즈 주지사가 프로필에 게재한 전역 당시 계급에도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BS 방송은 “미네소타 주정부 홈페이지와 해리스 부통령 웹사이트에 월즈 주지사는 예비역 주임 원사(retired Command Sergeant Major)로 표시돼 있지만, 엄밀히 말해 이는 정확하지 않은 기재”라고 전했다. CBS는 “월즈 주지사는 주임원사 진급자에게 필요한 교육 과정을 이수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역 당시 상사로 강등됐었다”라고 설명했다. 주임 원사는 미군에서 최고 등급의 사병인 직책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부대의 최상위 원사로서 장교들을 보좌하고 부대원들의 복지와 훈련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민주당은 그간 유력한 러닝메이트 후보로 떠올랐던 인물들을 제치고 지난 6일 월즈 주지사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결정했다. 월즈 주지사는 미네소타에서 6선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2019년부터 미네소타 주지사로 재직 중이다. 정계 이문 전에는 고교 지리 교사 겸 미식축구 코치로 일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민주당원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월즈에게 해리스가 끌린 데는 군 경험 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면서 “월즈의 세련되지 않은 스타일, 밝은 미소는 민주당의 새로운 공격 포인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