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 /AP=연합뉴스

미국 하원은 2일(현지 시각)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해서만 군사적 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은 안보 예산안을 가결 처리했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145억 달러(19조원) 규모의 대이스라엘 군사 지원 예산안을 의결해 상원으로 송부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번 예산안 발의와 통과는 지난달 취임한 공화당 소속 강경 보수 성향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하원은 현재 다수당인 공화당이 221석으로 212석인 민주당에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빠진 이번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할지는 불투명하다.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이스라엘은 물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담은 예산안을 패키지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설사 하원을 통과한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당초 백악관은 이스라엘 지원 143억 달러에 우크라이나 614억 달러,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및 파트너 지원, 국경 관리 강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1050억 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10월 20일 의회에 제출했다.

하원 공화당 내부와 여론에서 열기가 식어가는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을 ‘핫이슈’이자 초당적 지지가 있는 대이스라엘 지원과 패키지로 묶어서 의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이 백악관의 복안이다. 그러나 존슨 의장을 정점으로 하는 하원 공화당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덜어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액만으로 별도의 예산안을 발의했다.

이에 따라 이번 예산안의 추후 처리 과정에서 미국 여야의 정쟁이 다시 한번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국 여야간에 입장이 엇갈리는 현안은 대외군사지원안 뿐이 아니다. 민주·공화 양당은 이달 중순 임시예산안의 시한이 도래하기 전에 2024 회계연도 예산안 문제를 해결해야 연방정부의 부분적인 일시 업무중단(셧다운) 사태를 피할 수 있는데, 예산 규모 등을 놓고 접점 찾기에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