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평화상은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Narges Mohammadi)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6일(현지 시각) 이란 여성 억압에 맞서 싸우고 모든 사람의 인권과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투쟁한 나르게스 모함마디에게 2023년 노벨평화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오슬로에서 노벨상 평화상을 발표한 베리트 라이스 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모하마디는 차별과 억압에 맞서 여성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마디는 여성의 권리와 사형제 폐지를 위해 노력해 온 이란의 대표적인 인권 운동가 중 한 명이다. 이란 당국은 모하마디가 2019년 반정부 시위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21년에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다. CNN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와 반국가 선전 확산 혐의로 10년 9개월의 형을 받고 2021년 11월부터 복역 중이다.
모하마디는 감옥에서도 이란 정부의 여성 인권 탄압에 맞서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1981년부터 여성의 히잡 착용을 법제화하고 엄격하게 복장을 규제하는 등 여성 인권이 후퇴한 나라 중 하나다. 이란은 세계경제포럼(WEF) 성평등 순위에서 146개국 중 143위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붙잡힌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기도 했다. 이후 이란 전역에서 ‘여성, 생명, 자유’를 내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큰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모하마디는 마흐사 아미니 관련 시위에 참가했다 수감된 여성의 인권을 위해 싸우고 있다.
수감 전 모하마디는 이란 인권 옹호 단체(Defenders of Human Rights Center)의 부소장을 지냈다. 해당 센터는 지난 2003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란의 또다른 인권 운동가인 시린 에바디(Shirin Ebadi)가 세웠다.
모하마디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6400만원)이 지급된다. 지난해 상금은 1000만 크로나였다. 노벨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은 12월 열린다.
노벨 평화상은 스톡홀름에서 발표되는 다른 노벨상과 달리 5인으로 구성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오슬로에서 결정하고 수여한다. 해당 위원은 노르웨이 의회가 임명한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수상 후보자는 351명(개인 259명, 단체 92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전직 노벨평화상 수상자, 위원회 위원, 국가 원수, 국회의원, 정치학자, 역사 및 국제법 교수 등이 노벨평화상 후보를 지명할 수 있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의 알프레드 베르나르드 노벨(1833~1896년)의 유언에 따라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노벨이 기부한 3100만 크로나를 기금으로 노벨재단이 설립된 후 1901년부터 매년 수여되는 상이다. 노벨상은 문학, 화학, 물리학, 생리학 또는 의학, 평화, 경제학 등 6개 부문에 대한 수상이 이뤄진다. 올해 노벨상은 이제 9일 발표할 경제학상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한편, 지난해 노벨평화상은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러시아의 민주주의 운동가들이 공동 수상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로루시에 대한 비판으로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