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유로화가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현지 시각)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장중 1.161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결렬 가능성 등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 ECB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태도가 유로화 강세를 이끌었다고 했다.
ECB는 지난 5일 예금금리를 연 2.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 기준금리(4.25∼4.50%)와 격차는 2.25∼2.50%포인트로 벌어졌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정책 사이클의 끝에 다다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리인하가 곧 종료될 것이라고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올해 초만 해도 유로화는 약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다수의 투자기관은 올해 유로화가 패리티(1유로=1달러)를 깨고 1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유로는 지난 5개월간 13% 넘게 뛰었다.
ECB는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는 틈을 타 ‘유로화 대세론’을 주장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날 펴낸 보고서에서 “국제 통화질서에서 더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관세가 몹시 이례적인 자산 간 상관관계를 초래했다”며 “이는 유로화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고 여기에 필요한 조건을 유럽 당국자들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