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를 50%로 인상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보복 의사를 시사했다.

연합뉴스

3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 철강 수입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EU는 이번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해 추가적인 대응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기존 및 추가적인 EU 조치는 7월 14일부터 자동 발효될 것”이라 “더 일찍 발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 US스틸 공장에서 철강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을 공개했다.

연설 직후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이는 6월 4일 수요일부터 시행된다”고 올리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2일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추가 관세 인상은 유럽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EU에 따르면 유럽 철강산업은 EU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800억 유로(약 120조원) 규모를 기여하며 25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EU는 지난달 미국 철강 관세 발효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210억 유로(약 33조원) 상당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을 고려했으나 대미 협상을 이유로 내달 14일까지 90일간 보류한 상태다.

지난 9일에는 협상 불발에 대비해 미국산 항공기, 자동차 등 최대 950억 유로(약 150조원) 상당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 세부 목록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