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 시각)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주의 관세’ 정책이 제동에 걸리면서 관세 완화 기대감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반도체 대표주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투자 심리도 자극했다.
이날 오전 9시 42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2.48포인트(0.20%) 오른 42,181.18에,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39.83포인트(0.68%) 상승한 5,928.38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8.66포인트(1.09%) 오른 19,309.59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연방 국제통상법원(CIT)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주의 관세’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며 무효로 판단했다. 상호주의 관세 정책은 무역수지 적자를 이유로 상대국에 동일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초 정책을 발표한 뒤 논란이 일자 철회했으나 일부 기업들은 관세에 따른 비용 부담과 소비 위축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관세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 스탠리 그레닛베이 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행정부의 수사는 강경하지만 실제 정책은 점차 온건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괴리가 오히려 시장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핵심인 데이터센터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메인스트리트 리서치의 제임스 데머트 CIO는 “이번 엔비디아 실적은 개별 기업을 넘어 전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계기”라며 “AI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관세나 세금 이슈보다 기술 혁신에 집중시켰다”고 언급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1.4%), 임의소비재·부동산(+0.9%)이 상승세를 주도한 반면 필수소비재·산업은 0.2%씩 하락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엘프 뷰티가 1분기 실적 호조와 스킨케어 브랜드 ‘로드(Rhode)’ 인수 소식에 주가가 29% 급등했다. 반대로 미국 최대 가전제품 베스트바이는 관세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가이던스를 낮추며 6% 하락했고, 글로벌 PC·프린터 업체 HP는 예상을 밑도는 실적으로 주가가 8% 떨어졌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 대비 0.06%, 프랑스 CAC40 지수도 0.14% 상승했다. 다만 독일 DAX 지수는 0.21%, 영국 FTSE 지수는 0.08% 하락 중이다.
국제 유가는 하락 전환했다.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94% 내린 배럴당 61.26달러, 브렌트유는 0.89% 하락한 64.3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