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각) 하락세로 출발했다. 개장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50% 관세 부과를 경고하고, 애플에 대해 미국 외에서 생산된 아이폰에 최소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것이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33.4포인트(0.80%) 하락한 4만1525.7로 출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60.1포인트(1.03%) 떨어진 5781.89로, 나스닥 종합지수는 303.4포인트(1.60%) 하락한 1만8622.38로 각각 장을 시작했다.

이날 관세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6월 1일부터 곧장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EU의 강력한 무역 장벽, 부가가치세, 터무니없는 기업 징벌, 비통화적 무역 장벽, 통화 조작,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하고 정당하지 않은 소송 등으로 미국은 연간 2억5000만 달러(약 3400억원)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 2%대 급락했다. 유럽 대형주 지수 유로스톡스50은 전장보다 2.42% 떨어진 5293.35포인트를 기록했다. 독일 DAX40은 2.18%, 프랑스 CAC40 지수가 2.36% 각각 하락했다. 이미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영국의 FTSE100 지수도 덩달아 0.99% 하락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폰이 미국 내에서 제조되지 않으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오래 전에 알린 바 있다”고 밝혔다. 결국 애플의 주가는 이날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2.7% 하락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의 수석 시장 분석가 스티브 소스닉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의 전선을 더 넓히는 일은 연휴 전 조용한 장 마감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에게 가장 원치 않는 일이었고, 대부분을 당황하게 만든 조치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발언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가 항상 대비해야 하는 변동성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국제 유가는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5분 기준 근월물인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38% 하락한 배럴당 60.97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45% 내린 배럴당 64.15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