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관세전쟁의 여파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이렇다할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중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제조업 PMI가 49.0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전월(50.5)보다 1.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2023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49.8)에도 미치지 못했다. PMI는 기업 구매담당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집계되는 경기선행지표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 국면이라는 뜻이다.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추이./중국 국가통계국 캡처

중국 월간 제조업 PMI는 지난해 8월 49.1까지 떨어졌다가 점차 회복하더니 11월 50.3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점차 하락하더니 올해 1월엔 49.1까지 떨어졌다. 2월 50.2로 즉시 반등하긴 했지만, 이러한 추세는 단 2개월에 불과했다.

4월 들어 제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결정적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올해 2월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긴 했지만, 이는 3월까지 20% 수준이었다. 하지만 4월 들어 양국 간 갈등이 본격화했고, 결국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추가된 관세만 145%에 달했다.

로빈 싱 모건스탠리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확실히 더 심각하다”며 “관세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분기에 상당한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며 추가 경기 부양책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을 덧붙였다.

미·중 관세 협상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요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대 또는 그 이하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5% 안팎이다. 황지춘 캐피털이코노믹스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를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경제 성장률은 3.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