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미국 경제가 3년 만에 역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벌인 ‘관세 전쟁’의 여파가 되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 시각) 미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분기(-1.0%)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 관세를 발표하며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펴낸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로이터연합

이번 성장률은 작년 4분기(2.4%)는 물론, 시장 전망도 크게 밑돌았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연율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1분기 실질 GDP 감소의 주된 원인은 수입 증가였다. 미국 경제분석국(BEA) 발표에 따르면 이번 분기 수입은 41.3% 급증하면서 수출 증가율(1.8%)을 훌쩍 뛰어넘었다. 순수출(수출-수입)은 전 분기 대비 -4.83% 급감했는데, 이는 사상 최대 감소 폭이다.

GDP는 민간소비와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로 구성되며, 수입 증가는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정부지출도 감소 전환하면서 성장 둔화에 기여했다. 1분기 정부 소비지출과 총투자는 1.4% 줄면서 2022년 2분기(-1.5%)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연방정부 지출이 5.1% 줄면서 감소세를 주도했다.

그나마 소비지출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성장률 추가 하락을 막았다. 1분기 소비자지출은 1.8%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1.2%)를 웃돌았다. 미국 경제 수요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민간 국내 최종 판매(소비 지출과 민간 고정 투자 합계)는 1분기에 3.0% 증가해 작년 4분기(2.9%)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물가는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작년 4분기 2.2% 올랐던 국내 총지출 물가 지수는 올해 1분기 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 상승률은 2.4%에서 3.6%로,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 지수 상승률은 2.6%에서 3.5%로 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분기 초라한 경제성적표를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오로지 바이든이 나쁜 지표들을 남겼기 때문”이라면서 “한번 성장세가 시작되면 전례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