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 11번가에 위치한 뉴욕 증권거래소./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첫 경제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오는 30일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분기 미국 GDP가 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 0.4%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지난해 4분기 2.4% 증가와 비교해 급격히 둔화된 수치로, 2022년 2분기(0.3%)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조치에 대응해 기업들이 수입을 늘리면서 무역적자가 심화됐고, 이로 인해 성장률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례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들이 올해와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각각 1.4%, 1.5%로 전망했다. 3월 조사 때의 예상치인 2.0%, 1.9%보다 하향 조정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22일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9%포인트 낮춘 1.8%로 수정 발표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도 2.8%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3월 30%에서 4월 45%로 급등했다. 이 수치는 올해 1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CNBC방송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관세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불황형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이혼 증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구글에 따르면 이번 달 ‘글로벌 금융위기’ 관련 검색량은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공황’ 관련 검색도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수준을 넘길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이매뉴얼 아베카시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경기 둔화 조짐이 이어진다면, 올여름 중후반부터 물가 상승 둔화, 소비 감소, 고용 악화 같은 신호들이 공식 통계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일반적으로 경제가 충격을 받을 경우 뚜렷한 악화 신호가 4개월가량 후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