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로 급등했던 뉴욕증시가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재차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10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14.79포인트(–2.50%) 떨어진 39,593.6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8.85포인트(–3.46%) 내린 5,268.05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37.66포인트(–4.31%) 하락한 16,387.31에 장을 마쳤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는 역사적인 폭등세를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이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전날 나스닥 지수는 12.16% 급등해 역대 두 번째로 큰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었다.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결정적 요인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실제 관세율이 145%에 달한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었다. 기존에 발표된 125% 외에도 합성마약 펜타닐 대응 명목으로 부과된 20%가 추가되며 총합이 커졌다.
이날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2.4%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무역갈등이 유발할 수 있는 물가 반등과 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기술주와 에너지 업종의 낙폭이 컸다. 테슬라는 7.22%, 엔비디아는 5.91% 급락했으며, 애플(–4.23%), 메타(–6.74%), 아마존(–5.17%)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가가 다시 하락하면서 엑손모빌(–5.55%)과 셰브런(–7.57%) 등 에너지 대형주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마이클 가펜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유예가 시장에 일시적 안도감을 줬지만, 전반적인 불확실성을 해소하진 못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