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현지 시각으로 오는 3일 0시부터 수입 차량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 부과 전 자동차 구매에 서둘러 나서면서 지난 3월 GM과 현대차 등 자동차 제조업체의 2025년 1분기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이 1일 보도했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1분기 미국 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이 중 현대차의 1분기 판매량은 68% 급증했고,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월에만 72% 늘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 기아 카니발 판매량도 전년 대비 1분기에 53% 늘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최고경영자(CEO)는 1일 기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지난 주말은 내가 아주 오랜만에 본 최고의 주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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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몬테벨로에서 자동차 구매를 제안하는 딜러십 앞을 지나가는 차량들. / AFP 연합뉴스

GM도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혼다와 닛산 판매량도 5% 이상 높아졌다. 다만 도요타 매출은 전년 대비 1% 성장하는 데 그쳤고, 포드 판매량은 ‘에지 SUV’ 판매 중단 여파로 1.3% 감소했으나,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수입 차량에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가격을 올려 관세 부과로 인한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의 약 절반은 수입 자동차였던 만큼 소비자들이 관세 부과 전 자동차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도 5월 3일에 부과할 예정이라 미국에서 조립하는 자동차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에는 해외에서 생산된 부품이 포함돼 있고, 자동차 가치의 50% 초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NYT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자동차 가격을 1만 달러(약 1472만 원) 이상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