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료품 업체 트레이더조(Trader Joe’s)가 내놓은 ‘미니(Mini)’ 에코백 정가는 2.99달러(약 4000원). 하지만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베이 등에서 해당 에코백은 500달러(약 66만 원)에 재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이는 크기가 작은 상품의 인기를 보여주는 한 예에 불과할 만큼 크기가 작은 가방은 물론 화장품까지 ‘미니’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니 상품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장소는 소셜미디어(SNS)다. 조 바커가 운영하는 틱톡 계정에는 가능한 한 많은 작은 상품을 명품 가방 안에 가득 채우는 영상이 올라온다. 예를 들어 바커는 아주 작은 코치 가방에 미니 샤넬 마스카라, 미니 샤넬 파우더, 미니 컨실러, 미니 베르사체 향수 등을 넣는 영상을 찍어 틱톡에 올린다. 바커가 올린 인기 게시물에는 ‘좋아요’가 320만 개 이상 달린다.
바커는 CNN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생각했던 것만큼 많은 물건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외출할 때는 큰 토드백이나 큰 가방 대신 항상 작은 가방을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바커는 주로 구찌, 프라다,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에서 나온 작은 크기의 가방에 각종 작은 용품을 넣는 영상을 올린다. 바커는 “세포라 등은 특정 용품을 구매할 경우 보상용 또는 생일 기념으로 미니 샘플을 준다’며 “고객이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데 큰 인센티브가 된다”고 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미니 제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CNN은 “누군가가 가방에 아주 작은 병을 가득 채워 넣는 콘텐츠는 거의 무의미하다”면서도 “작은 물건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등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니 제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바커가 올리는, 이른바 ‘미니 콘텐츠’를 즐겨보는 사람들이 있는 배경이다. 바커의 틱톡 팔로워는 10만 명 이상,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0만 명 이상이다.
미니 제품이 인기를 끄는 데는 경제적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소용량 제품은 대용량 제품보다 단위당 가격이 높다. 하지만 개당 가격으로 보면 소용량 제품 혹은 미니 제품이 대용량이나 큰 제품보다 싸다. CNN은 “많은 사람들에게 미니 제품은 별로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 “작아진 제품은 사치품에 대한 저렴한 진입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다 기업 입장에서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미니 제품을 이용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미니 제품은 이미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기술대학 경영학 교수인 숀 카터는 “코로나19 이후 매장들이 미니 상품에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며 “가장 어린 고객인 Z세대와 알파 세대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