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가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 본사를 둔 AMAT는 반도체, 평판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의 제조를 위한 장비,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1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MAT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22년 회계연도 4분기(8~10월) 매출 전망치를 66억5000만달러(약 8조8305억원)로 제시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추정치 65억5000만달러(약 8조6977억원)를 소폭 상회한 것.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주요 전자·반도체 기업의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전자 기기 수요 감소로 인해 반도체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텔과 마이크론과 등은 신규 공장과 장비 예산 삭감을 알리기도 했다.
게리 디커슨 AMAT 최고경영자(CEO)는 그러나 반도체 시장에서는 여전히 공급 대비 수요가 압도적이라고 주장했다.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데도 많은 고객들이 생산 기술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으며, 주문 잔고도 늘고 있다”는 것이 근거다. 그는 이어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한동안 모든 수요를 충족시키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 주식 전문 리서치 업체 서밋 인사이츠의 킨가이 칸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전자 기기 시장의 위축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강력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분기 동안 공급을 비축했던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면서 “반도체 장비 공급은 곧 주문을 따라 잡을 것이고 자본 지출은 소비자 수요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반도체 장비 주문도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도 파운드리 부문에 대한 투자는 지속되고 있으나,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경우 투자 예산을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AMAT는 이날 2022년 회계연도 3분기(5~7월) 주당 순이익(Non-GAAP 기준)이 시장 추정치(1.79달러)를 웃도는 1.94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65억2000만 달러(약 8조6592억원)로, 시장 추정치 62억6000만 달러를 상회했다.